[머니투데이 2011.10.8 ] 만성 통증 참아서 될 일 아니다

2022.11.16 05:25

통증은 살면서 누구나 겪는 증상으로, 몸에 이상이 있다는 일종의 경고신호다. 통증으로 사람들은 자신의 건강상태를 다시 한번 체크할 수 있으며, 대부분의 통증은 충분한 휴식만으로 사라진다. 하지만 외상과 같은 조직손상 후 원래의 상처는 다 나았지만 3개월 이상 통증이 지속된다면 '만성통증'을 의심해 볼 수 있다.

국내 만성통증 환자는 성인인구의 약 10% 정도인 250만 명 정도로 추정된다. 미국 통계에 따르면 통증은 국가별 전 인구의 약 20~30%가 경험하고, 이 중 60% 이상이 5년 이상 통증이 지속되는 만성통증 환자로 발전한다고 한다. 만성요통, 만성목통증, 대상포진후신경통, 두통, 삼차신경통 등이 대표적이다.

◆수두가 온몸 통증으로=어릴 때 수두를 앓았던 사람에게 나타나는 대상포진은 몸에 남아 있던 바이러스에 의해 피부에 물집과 심한 통증이 생기는 신경질환이다. 어릴 때 수두를 일으켰던 바이러스가 척수경세포에 숨어 있다가 몸의 면역력이 일시적으로 약해질 때 신경섬유를 따라 나타나는 것이다.

신경이 분포하는 피부에 물집이 띠 모양으로 발생해 '대상(帶狀)포진'이라고 이름붙었다. 나이가 많고, 면역력이 떨어진 환자일수록 잘 나타난다.

문제는 만성통증으로 발전하기 쉽다는 것. 대부분 발진 전 몸살과 같은 근육통, 이상감각, 미열 등이 나타나다가 오른쪽이나 왼쪽 등 한쪽에만 통증이 발생하기 시작한다. 얼굴, 팔, 다리 등 신체의 여러 부위에 나타나기도 한다. 피부에 작은 물집이 띠 모양으로 발생하면 2~3주 동안 지속된다. 심해지면 옷깃이 스치기만 해도 통증을 느끼면서 개미가 기어가는 듯한 느낌이 들기도 한다. '대상포진후 신경통'이다.

대상포진의 물집 등은 약물치료를 하면 대부분 2~3주 안에 치료된다. 하지만 대상포진후신경통은 치료가 쉽지 않아 만성통증으로 진행되는 것을 막기 위해 약물치료와 신경차단요법을 함께 받아야 한다.

문동언 서울성모병원 마취통증의학과 교수(대한통증학회 회장)는 "과다하게 흥분한 신경이나 통증유발부위에 신경치료제를 직접 투여해 신경기능을 정상화시키는 것"이라며 "더불어 혈액순환을 원활하게 해 축적된 노폐물을 제거하고 경직된 근육을 회복시켜준다"고 설명했다.

◆지긋지긋한 두통, 진통제 습관되면 만성두통돼=전 인구의 90%가 경험하는 두통은 여성의 68%, 남성의 64%가 적어도 1년에 한 번 이상은 경험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편두통과 긴장성 두통, 만성두통 등이 있다.

편두통은 '두통의 왕'으로 불릴 정도로 통증이 심해 일상생활이 불가능하고 응급실을 찾는 경우도 적지 않다. 젊은 여성에게 흔한데 생리와 연관돼 생기기도 한다. 심박동처럼 욱신거리거나 후벼 파는 듯한 심한 통증이 반나절 이상 심하면 3일이나 지속되는 경우도 있다. 시끄러운 소음이나 밝은 빛으로 통증을 더 심하게 느끼는 경우도 있다.

보통 편두통은 머리의 한쪽만 아프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데, 환자의 40%는 머리의 양쪽이 아프다고 호소하며, 40%는 한쪽만 아픈 일측성, 20%는 일측성에서 시작해서 양쪽이 다 아픈 양측성으로 바뀌기도 한다.

스트레스나 정신적 긴장에 의해 유발되는 긴장성 두통은 머리가 무겁거나 띠를 두른 듯한 두통이 머리 전반에 발생하는 경우가 흔하다.

문제는 두통을 진정시키기 위해 진통제를 과다하게 복용하면 만성두통이 일어날 수 있다는 것. 약을 먹지 않으면 지속적으로 머리가 아파 약을 끊을 수 없는 상태를 '약물과용 두통'이라고 한다. 이런 경우는 신경블록요법이나 보톡스 등을 주사해 치료한다.

보통 두통은 스트레스와 같은 심리적 요인을 피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약물치료로도 효과를 볼 수 없다면 흥분된 신경주위에 국소마취제를 주사해 신경흥분을 감소시키는 하는 신경블록 치료를 한다.

◆칼로 찌르는 듯한 통증이 얼굴에=갑자기 칼로 찌르는 듯한 심한 통증이 얼굴에 발생하는 질환을 '삼차신경통'이라고 한다. 흔히 입 주위나 잇몸 근처, 눈 주위에 통증이 나타나는데 면도나 세수를 하다가 나타나기도 한다. 가끔 치통으로 오인되어 치과치료를 받는 경우도 있다.

가장 흔한 원인은 12개의 뇌신경 중 머리와 목 부위의 감각을 담당하는 '삼차신경'이 뇌혈관과 부딪혀 만성적으로 신경이 자극돼 통증이 발생하는 경우다. 칼로 베는 듯 하거나, 불로 지지거나 감전된 듯한 통증이 있을 때는 얼굴 근육이 일그러지고 경련, 눈 충혈, 침, 눈물, 콧물 등이 나오기도 하며, 양치를 하거나 대화할 때도 통증이 나타난다.

초기에는 약물치료로 통증을 완화시킬 수 있으나, 약물요법으로 효과가 없을 시에는 신경을 차단하는 신경차단요법을 쓴다.

◆꾀병으로 오인 받아..억울한 환자들=통증은 매우 주관적인 감각이라 꾀병으로 오인 받기 쉽다. 따라서 조기에 정확한 진단을 내리지 않으면 오히려 질환을 악화시키고 수면장애, 만성피로, 우울감 등 2차적인 문제를 초래할 수 있다. 심할 경우 자살하기도 한다.

문 교수는 "인간의 가장 큰 고통이라고 일컬어지는 출산의 통증을 '7'로 본다면 심한 만성통증환자들의 통증강도는 '9~10' 정도"라며 "인간이 경험할 수 있는 가장 극심한 통증이라고 할 수 있지만 뚜렷한 원인을 찾지 못해 '꾀병'으로 치부되고 있는 실정"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원인질환이 치료된 후에도 지속적으로 통증이 있으면서 진통제 등으로도 통증이 나아지지 않고 오히려 더 심해진다면 반드시 전문적인 통증센터를 찾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http://www.mt.co.kr/view/mtview.php?type=1&no=2011100522432904206&outlink=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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