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혈압 환자가 혈압을 조절하거나 심장병 환자 또는 만성통증 환자가 위험이나 통증을 조절하기 위해 주기적으로 약을 먹어야 하는 시대는 이제 지난 것 같다.
고혈압 치료를 위해 신장신경차단술(Renal Denervation)이 사용되고, 심장병이나 만성통증 치료를 위해 이식형 의료기기가 체내에 삽입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10일 메드트로닉코리아(대표 허준)는 삼성동에 위치한 파크하야트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만성질환에 대한 새로운 접근법들을 소개하면서 이를 지원하는 획기적인 의료기기 3종을 소개했다.
이상수 이사는 기자간담회에 앞서 인사말을 통해 "메드트로닉은 높은 수준의 품질관리를 바탕으로 환자에게 경제적인 혜택을 줄 수 있는 제품 개발에 매진하고 있고, 최근에는 제약·의료기기의 융합화, 최소침습기기화라는 목표를 가지고 제품 포트폴리오를 채워 나가고 있다"며 "이번 자리가 메드트로닉의 혁신에 대한 생각과 관련 제품들을 알릴 수 있는 자리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날 메드트로닉은 신장신경차단술에 사용되는 카테터형 고주파발생장치인 '심플리시티(Simplicity)', 서맥 환자의 심박상태를 감지하고 필요시 전기자극을 주는 심장박동기 '어드바이저 MRI(Advisor DR MRI)', 만성통증 환자의 자세감지 척추자극기 '리스토어 센서(Restore Sensor)' 등을 소개했다.
난치성 고혈압 치료에 패러다임을 바꾸고 있는 '심플리시티'
심플리시티는 난치성 고혈압(Treatment-resistant Hypertension) 환자의 신장신경을 차단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카테터형 고주파발생장치다.
고혈압은 신장, 심장, 뇌 사이의 과도하고 비정상적인 신경 신호의 전달에 의해서 나타나는 것으로, 최근에는 교감신경계의 과도한 활성화와 신호전달을 막기 위해 신장신경을 차단하는 방법이 주목받고 있다.
해당 의료기기를 이용하면 서혜부 동맥을 통해 두 개의 신장 동맥에 순차적으로 접근하고, 5~8와트의 고주파 에너지로 동맥 외벽에 분포한 교감신경을 미세하게 절제해 차단할 수 있다.
제품은 카테터형 고주파치료기와 제너레이터로 구성되며, 인터벤션에 경험이 있는 의료진이라면 누구라도 사용할 수 있다.
현재 심플리시티 HTN-1이 허가를 받아 판매되고 있고, 성능을 개선한 HTN-2, HTN-3가 유럽 등지에서 임상시험을 진행 중이다.
심플리시티 마케팅 담당인 박재형 부장은 "심플리시티에 대한 미국, 유럽, 호주 등의 19개 의료기관에서 153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한 추적연구에서 24개월 후 평균 33/15mmHg 혈압이 낮아졌고, 36개월이 지난후 33/19mmHg가 낮아졌다"며 "이어 진행된 유럽, 호주, 뉴질랜드의 24개 임상기관 106명을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에서도 6개월 평균 32/12mmHg가 감소한 결과를 얻어 신장신경차단술의 효과를 입증했다"고 강조했다.
박 부장은 이어 "이들 환자들에게는 97%가 별다른 합병증이 나타나지 않았고, 4명의 환자에서 서혜부 가성동맥류(3건), 신장동맥박리(1건) 등이 있었으나 후유증 없이 처치됐다"며 "처음 시술이 시작된 이후 지속적으로 추적관찰을 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추가적인 이상반응이 나타나지 않아 안전성 면에서도 우수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해당 임상시험 결과는 란셋, NEJM 등에 소개돼 크게 주목을 받고 있고, 국내에서는 지난 7월 식품의약품안전청의 허가를 받아 보급되기 시작했다.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성균관대 삼성서울병원 등 10개 병원에서 시작했고, 점차 지방대학병원에서도 사례들이 나오고 있다.
심장박동기 장착 자체를 잊어버리게 만드는 '어드바이저 MRI'
어드바이저 MRI는 환자의 심박상태를 감지하고 필요시 전기자극을 통해 심장마비 등 치명적인 질환을 예방하는 심장박동기(Pacemaker)로 지난 7월 MRI 등 고강도 자기장에도 영향을 받지 않도록 업그레이드해 새롭게 출시됐다.
심장은 자체 생성하는 전기자극과 심근세포에 전도작용을 통해 수축과 이완이 일어나게 되는데, 이런 과정이 문제가 발생하면 지나치게 느리거나(서맥) 빠른(빈맥) 비정상적인 심장박동이 일어나게 된다.
이런 부정맥은 그 종류와 무관하게 심장의 혈액 박출기능을 저하시키기 때문에 상태가 지속될 경우 가벼운 두근거림이나 현기증에서 심하면 가슴통증, 실신, 혹은 심장마비로 인한 돌연사로 이어질 수 있다.
심장박동기는 이런 환자들에게 유용한 방법으로 이식돼 사용됐다.
그러나 기존 심장박동기는 강한 자기장에 의해 열이 발생하거나, 오작동 또는 뒤틀림 등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 끊임없이 제기돼 왔다.
이 때문에 심장박동기를 한 환자들은 MRI촬영, 자기부상열차 탑승 등 고강도 전자기장 발생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위험을 안고 있었고, 활동에도 제약을 받아왔다.
해당 의료기기를 담당하고 있는 박태희 부장은 "이번에 새롭게 출시한 어드바이저 MRI는 지구 자기장의 3만배에 달하는 MRI 장비의 자기장에도 영향을 받지 않도록 설계된 심장박동기"라며 "해당 제품의 재질을 전면 교체했고, 디자인을 개선해 외부케이스와 내부 회로의 영향을 감소시켰다. 또 안전모드 프로그램을 탑재해 장비 스스로를 보호할 수 있도록 했다"고 강조했다.
박 부장은 이어 "심장박동기를 사용하는 환자 상당수가 65세 이상의 고연령자로 일생에 한번 이상 MRI 촬영을 해야 하는 경우가 생기는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며 "이번에 업그레이드한 어드바이저 MRI는 환자들의 활동제약을 획기적으로 줄일 것으로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해당 장비는 심장박동기 본체와 가이드로 구성돼 있어, 기존 장비를 사용하던 환자들은 재수술을 받아야 하는 부담이 있다.
이때문에 메드트로닉도 당분간은 새로 심장박동기를 장착해야 하는 사람들을 중심으로 마케팅을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다양한 자세 변화에 따른 실시간 만성통증 조절 '리스토어센서'
'리스토어센서(Restore Sensor)'는 만성통증을 겪고 있는 환자들의 통증을 완화시킬 수 있도록 해 주 는 척수자극기다.
만성통증은 복합부위통증증후군, 허리수술 후 통증, 척수신경근통, 말초신경병증, 요지하지통, 대상포진 후 통증, 만성관절통, 골반통, 항문통 등 3개월 이상 지속되는 통증을 포괄적으로 말한다.
이런 환자들에게는 말초신경에서 전달돼 올라오는 자극을 중주신경에 가기 전에 차단하는 척추자극술이 쓰인다.
그러나 기존 척추자극기는 환자의 자세변화에 따라 척추를 둘러싼 경막에 전극이 닿는 정도가 다르다는 문제점이 있었다.
리스토어센서는 환자의 자세를 자동으로 감지해 그에 알맞는 전기자극을 내보내 환자들이 저전류로 인해 고통을 느끼거나 과전류로 불편한 느낌을 받는 문제를 해결한 의료기기다.
이날 해당 제품의 임상적 결과를 발표하기 위해 참석한 문동언 교수(서울성모병원 마취통증의학과)는 "통증완화에 유용하게 쓰이고 있는 척수자극술은 환자의 자세변화에 따라 자극의 강도가 달라지는 문제가 있었다"며 "이런 문제를 게임기 등에 사용되는 동작인지 기술인 3축기술(Three-acis technology)를 도입해 눞기, 엎드리기, 허리숙이기, 일어서기 등에서 일어나는 자극 강도 문제를 획기적으로 해결한 것"이라고 말했다.
문 교수는 "환자들에게 설문조사를 해보면 71%가 자세를 바꿀 때 불편을 호소하고 있고 이 때문에 척수자극기를 꺼버리는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며 "이번에 새로 소개된 제품은 환자들의 자세에 따라 전기자극의 강도를 프로그래밍할 수 있어 효과적"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척수자극술은 말초신경의 자극이 중추신경계로 진입하는 단계에서 방해 전극을 발생해 통증을 감소시키는 관문조절설(gate control theory)를 근거로 하고 있다.
1966년 최초 도입돼 2001년 FDA 승인을 받았고, 경피적 전극삽입술이 발달하면서 신경을 손상하지도 않고 나중에 쉽게 제거할 수 있는 비교적 안전한 치료법으로 알려져 있다.
http://www.koreahealthlog.com/news/newsview.php?newscd=20121010000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