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면 울렁증을 심하게 느껴 가족과도 생이별한 한 남자가 있다.
10월 15일 방송된 SBS '당신이 궁금한 이야기'에서는 화면 공포증을 심하게 느끼는 장두식씨를 소개했다.
장두식씨는 인천의 한 찜질방에서 목욕관리사로 일하고 있다. 장두식씨는 “모니터를 보면 머리가 너무 아프다”며 “한때 보험 영업사원 일을 했는데 컴퓨터를 자꾸 봐야 하니 도저히 못 하겠어서 할 수 있는 일을 찾다 이 일(목욕관리사)을 하게 된 것이다”고 털어놨다.
장두식씨는 텔레비전, 컴퓨터 화면, 심지어는 휴대폰의 액정 화면을 쳐다보면 극심한 두통을 느낀다. 휴대폰 액정도 못 보니 문자나 부재중 전화도 확인 할 수 없어 어려움이 많다. 몇 달 전부터는 차량을 운전하는 것도 힘들어졌다. 옆에 지나가는 다른 차량에 설치된 내비게이션이 얼핏 보이기만 해도 두통을 느끼기 때문이다.
결국 장두식씨는 토끼 같은 아이들과 서로 다른 집에서 지내게 됐다. 장두식씨의 딸은 “TV나 컴퓨터 휴대폰 없이 살기가 힘들다. 그런데 아빠는 그런 거 조금이라도 보면 스트레스 받아 하니 따로 살자는 결정이 난 것이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장두식씨는 “화면 울렁증이 생긴 뒤 15kg 이나 빠졌다”며 “처음에는 눈이 아파 선글라스를 꼈다. 그런데 어느 순간 모니터를 보는 동안 눈이 따끔거리고 눈물이 나더니 상태는 더 나빠져 극심한 두통까지 생겼다”고 털어놨다.
도대체 장두식씨는 왜 이런 화면 울렁증을 느끼는 것일까?
장두식씨는 여러 분야의 검사를 받았다. 이화여대 의대 전루민 안과교수는 “두통이 눈 때문에 생긴 것 같지는 않다”고 말했다. 또 이용우 신경외과 전문의도 “머리 MRI 상에서는 혈관에 이상이 있거나 뇌종양이 있거나 하는 소견은 전혀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가톨릭대 의대 통증의학과 문동언 교수는 “지금 두통 원인이 심해진 건 이 약(평소 장두식씨가 먹어온 두통약)때문인 것 같다”며 “약에 혈관수축제와 마약과 비슷한 성분이 들어있는 진통제가 있어 이 약을 편두통에 많이 먹으면 오히려 두통이 더 심해진다”고 말했다. 또 문 교수는 “신경정신과의 상담을 받아보는 것이 좋겠다”고 권유했다.
신경정신과 황원준 전문의는 “나도 모르게 모니터를 보고 눈이 아프고 머리가 아픈 상황을 경험하다 보니 자꾸 모니터를 보면 머리가 아프다는 게 확대 해석 돼 계속 그 증상을 유발하게 된 것이다”고 설명했다.
즉 장두식씨는 정신적 스트레스와 갈등이 만성적인 신체 증상으로 나타나는 ‘신체화 장애’를 겪고 있던 것이었다. 이에 장두식씨는 아내와 함께 심리치료를 받기로 했다.
(사진= SBS '당신이 궁금한 이야기'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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